개명나라

이젠 유씨 아니라 류씨" 가장 많이 바꿨다
성씨 한글 표기 변경 2년간 5만5000여명 중 柳씨가 98%
류(柳), 라(羅), 리(李) 등의 성(姓)을 두음법칙에 구애받지 않고 소리 나는 대로 쓸 수 있게 된 이후 2년 동안 5만 5,175명이 성씨의 한글 표기를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대법원에 따르면 2007년 8월 대법원이가족관계등록부 기재 사항에서 두음법칙의 예외를 인정한 이후 '유'씨를 '류'씨로 고친 사람이 5만 4,346명, '나'씨를 '라'씨로 바꾼 사람이 575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씨를 '리'씨로 바꾼 경우는 211명, '여(呂)'씨를 '려'씨로 고친 경우는 19건이었다. '임'(林)'씨를 '림'씨로, '노(盧)'씨를 '로'씨로, '양(梁)'씨를 '량'씨로 바꾼 예도 있었다.
1994년 이전에는 가족관계등록부(당시호적)상 성씨를 한자로만 쓰다가 이후에는 한글을 병기했다. 96년부터는 모든 성씨에 두음법칙을 적용해 기재했으나, "성씨는 고유명사인데 소리대로 사용해 온 사람에까지 두음법칙을 강제하는 것은 헌법상 인격권 및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대법원이 관련 예규를 바꿨다.
표기 정정이 가능해진 첫 달에는 '유'씨에서 '류'씨로 변경해 달라는 신청만 1만 8,000여건이 접수됐으며, 지난해 7월부터는 매월 1,000건 가량의 변경 신청이 들어오고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현재 1,100만여 명이 두음법칙이 적용될 수 있는 성씨를 가지고 있다.
가족관계등록부상 한글 표기를 바꾸려면 등록준지(본적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에 신청을 하면 된다. 법원의 허용 결정 이후 1개월 내에 관할 행정기관에 정정신청을 해야 하고, 한번 바꾸면 표기를 다시 정정할 수는 없다.2009.9.7. 한국일보 이영창 기자